고로 군은 과자가 좋아서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밥도 아무것도 먹지 않고 과자만 먹었기에, 아버지와 어머니는 매우 걱정하여 어떻게 해서든 과자를 먹지 못하도록 하고 싶어 어느 날, 집안의 과자를 한 개도 남김 없이 없애고 설탕마저도 어딘가에 숨긴 채 아무리 고로가 울어도 과자를 주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고로는 죽을 만큼 울어대며 과자를 원했지만, 아버지도 어머니도 그저 꾸중만 할 뿐…… 결국 고로는 완전히 화가 나, 밥도 먹지 않은 채 잠들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다음날, 학교는 쉬는 날이었지만 고로는 역시 화가 나서 아침밥을 먹을 때가 되어도 깨어나지 않은 채 잠자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혼을 내주기 위해 일부러 상을 정리하고, 아버지는 어딘가에 볼일을 보기 위해 외출을, 어머니도 잠시 물건을 사러 외출을 하였습니다.
뒤에 남은 단 한 명, 고로는
"아 배고프다. 과자 먹고 싶다."
고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면서 쭉 잠들어 있었습니다.
그러자 현관 쪽에서,
"우편……"
하고 큰 소리가 나며 뭔가 덜컹 내던져지는 소리가 나 고로가 무심결에 큰 목소리로
"네!"
라고 답하며 일어나 달려나가자 거기에는 네모난 기름종이가, 어쩐지 과자 상자 같습니다. 게다가 겉에는 '고로 님께'라고 적혀 있고, 뒷면에는 형 부부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고로는 정신이 팔려 벼룻집의 서랍에서 도장을 꺼내 우체부 아저씨께 눌러준 뒤, 소포를 받았습니다. 코를 대고 냄새를 맡으니, 안에서 달콤하고 달콤한 냄새가 났습니다.
고로가 완전히 정신이 팔린 채 가위를 가져와 소포를 열자, 거기에는 생각한 대로 과자가, 그것도 서양 과자였습니다. ……드롭스, 타블렛 캔디, 캐러멜, 초콜릿, 웨하스, 와플, 도넛, 스펀지 케이크, 롤링*, 봉봉, 그 외에도 이것저것, 이러쿵저러쿵…….
그로부터 먹고 또 먹어대어 한 상자를 꿀꺽 먹어버린 고로는, 빈 상자와 포장지와 끈을 뒷편 쓰레기통에 버리고, 돌아오는 길에 차를 꿀꺽꿀꺽 마신 뒤 그대로 시치미를 뚝 뗀 얼굴을 한 채 이불 속에 파고들고야 말았습니다.
"어라, 고로는 아직 자고 있어. 정말이지 고집이 센 아이네. 옳지 옳지, 분명 배가 고파서 일어날 테니 말이야."
어머니는 혼잣말을 한 뒤, 부엌 쪽으로 가셨습니다, 고로는 뭐가 우스운지 참을 수 없어 이불 속에서 쿡쿡 웃어버렸지만, 그 사이 꾸벅꾸벅 잠들고 말았습니다.
어째서인지 눈을 떠보자, 언제 날이 저물었는지, 주변은 새까매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 가운데 직전에 먹었던 과자들이 제각기 빨갛고 파랗고 보랏빛에 노란빛에 또는 금빛 기모노를 입은 채, 남자 여자 모습이 되어 죽 늘어앉아 있는 것이 확실히 보였습니다.
"이렇게 한가득, 동시에 과자들이 뱃속에 모인 적은 없군요."
아가씨 모습의 카라멜이 말했습니다.
"맞아, 맞아. 거기에 고로 씨 위장은 대단히 크니 쾌적하군."
하고 어릿광대 드롭스가 말하였습니다. 흑인 역의 초콜릿이 일어나,
"함께 축하의 댄스를 추도록 할까."
하고 전하자, 웨하스 아가씨가
"그거 좋아, 그거 좋네."
"만세만세, 찬성찬성."
하고 모두가 일어나 손을 들었습니다. 그러자 순식간에 고로는 배가 팽팽하게 아파왔기에 무심결에,
"괴로워 괴로워."
하고 외쳤습니다.
"어라, 괴롭다고 하고 있어."
하고 드롭스 아가씨가 걱정된다는 듯이 전하자, 토끼 모습을 한 와플이 웃으며
"아하하하하, 본인이 나쁜 거니까 어쩔 수가 없어. 뭐 잠깐 동안 괴롭게 해주자구. 자자, 춤추자 춤 춰."
하고 말하며, 춤추기 시작하였습니다.
봉봉이 태고를 칩니다. 롤링이 피아노를 칩니다. 웨하스 아가씨가 노래를 부릅니다. 거기에 더해 오색 기모노를 입은 난쟁이 타블렛 캔디들이 앞에 서고, 캐러멜 아가씨를 중심으로 와플 토끼, 드롭스 어릿광대, 초콜릿 흑인, 도넛 장정, 그 외 여러 과자들이 행렬을 이루어 가는 끝에, 스펀지 케이크 아가씨가 작은 북을 치며 뒤따라갑니다.
이렇게 많은 과자들이 다함께 한 곳에서 원을 그리자, 하나 둘 셋 구호와 함께 다같이 일제히 춤추기 시작했습니다.
둥-실둥-실 초콜릿
둥-실둥-실 롤링
태블릿 사탕, 와플, 캐러멜, 웨하스
도넛, 스펀지 케이크, 봉봉봉
태고를 치는 건 봉봉봉
피아노를 치는 건 롤링
웨하스와 노래 부르자
드롭스 드롭스 춤을 추네
와플 와플은 요란을 떤다
캐러멜 캐러멜 웃어대지
걸음걸이 우스꽝스러운 초콜릿
스펀지 케이스 뛰어오르네
그리고 고로 씨의 봉봉이
타블렛 타블렛 아프게 한다
고로는 이젠 죽을 만큼 괴로워져서
"괴로워 괴로워, 이젠 봐줘. 살려줘 살려줘, 아버지! 어머니."
하고 절규하였습니다.
"이런, 무슨 일이니 고로. 엄청 가위에 눌려선."
하며 어머니께 꾸지람을 듣고 고로가 딱 눈을 뜨자, 아직 오후였기에 집 안이 밝았습니다.
"엄마, 내 뱃속에서 과자가 춤추고 있어. 아아, 괴로워 괴로워! 용서해 줘. 이젠 절대 과자를 먹지 않을테니까. 아, 아파, 아파. 엄마, 살려줘, 살려줘."
어머니는 놀라 의사 선생님을 부르러 밖으로 나가셨고, 이것저것 사정을 듣고 나니 과자를 너무 많이 먹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의사 선생님은 무서운 얼굴을 하고
"이제부턴 절대로 과자를 먹으면 안돼요."
라고 전한 뒤, 쓰디 쓴 약을 놓고 가셨습니다.
그로부터 고로는, 병이 나은 뒤에도 결코 과자를 원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 끝 -
*주. ローリング << 이게 대체 무슨 과자인지 현지인도 모르는 관계로 그대로 적어두었습니다.
출처 : https://www.aozora.gr.jp/cards/000096/files/928_21744.html
九州日報, 1923년작 '과자의 대무도회'입니다.